외전4-2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어2
※몰입 깨짐 주의 경고※
해당 에피소드는 등장인물의 정신상태가 멀쩡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광기 및 설정붕괴?가 포함되어 있으니
작품 세계에 몰입하던 분들은 각오하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야, 진짜 쓸 거냐.”
콘트가 물었다.
뻔히 알면서도 뻔뻔하게 묻는다.
문데는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의 앞에는
SSV 창고 가장 깊숙한 곳에 있던,
아무도 손대지 않았던 푸른 젬스톤이 있었다.
푸르게 빛나는 그것을 바라보던 문데의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그리고는 콘트를 붙잡고 하소연을 시작했다.
“아니 진짜. 봐봐.
어떤 새끼는 지가 잡는 30전투단 항공폭격 쳤다고
우리 연맹원 영혼까지 털어놓고선 ‘어쩌라고 모드’고,
어떤 새끼는 정예전투단 20명씩 집결 중인 걸 가속 써서 쭉쭉 스틸 쳐버리길래 하지말랬더니 쌩까고,
또 어떤 새끼는 내가 1위 먹었다고 임무마다 따라붙어.
시련이면 이해를 해.
근데 1시간마다 초기화 되는 거에 병력 해산하면서까지 따라붙는다고.
적이면 몰라. 예전 동료.
아는 새끼가 계속 이랬어.
졸라 말걸어도 개무시 때리고.
이게 대놓고 싸우자는 거지, 정상 루틴이냐?”
콘트는 맥주병을 따며 중얼거렸다.
“한잔 하고 말해라. 그게 다 한놈이고?”
문데는 고개를 젓고 말했다.
“그래. 그 새끼.
이제 대놓고 UFS 가서는 우리 연맹원들 다 패고 존나 나대는 놈.”
문데는 술잔 대신 푸른 젬스톤을 만지작거렸다.
그것을 바라보는 문데의 눈동자에,
푸른 빛이 광기처럼 번졌다.
“웬일이냐? 주는 술을 거절하네?
근데 그때 너도 터졌잖아?”
“썅… 그래. 터졌지.”
문데는 불퉁하게 말했다.
“근데 그거, 쓰면 잠든다며?”
“그러기로 했지. 근데 말이야…”
문데는 조용히 눈을 비볐다.
“요즘 잠을 못 잤어.
그 새끼 엉겨붙는 것도 지긋지긋하고,
맹장 대리 스트레스에
그냥 냅다 다 쓰고 좀 자고 싶기도 해.”
콘트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강제 취침이면 언제까지 자는 건데.
쪼인트 까면 일어나냐?”
문데가 진지하게 고민한다.
“뭐, 돈 쓰면 다시 벌러 가야지?
일하는 동안엔 잠들어야지, 별 수 있냐.
퇴근시간엔 돌아오니 쪼인트는 까지 말 것.”
콘트가 맥주병을 내려놓고, 정색했다.
“그 이상한 설정은 누가 만든 거냐.”
문데는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눈동자에 푸른빛의 광기가 일렁였다.
“나야,
씨발.
내가 작가다.”
푸우.
콘트가 마시던 맥주를 뿜었다.
“야이미친놈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여기서 지금 왜 말해ㅋㅋㅋㅋㅋㅋㅋ
쌉소리로 받아칠 줄 알았는데 아주 막 나가네ㅋㅋㅋㅋㅋㅋㅋㅋ”
문데는 콘트를 무시하고 이마를 짚으며 웅얼거렸다.
“존나 억울해.
내가 만들었는데
왜 내가 잠들어야 되는데.”
“돈 박고 설정 저주받고 쓰러지고ㅋㅋㅋ 미쳤냐ㅋㅋㅋ
무슨 셀프 저주냐ㅋㅋㅋㅋㅋ
자해문학도 이 정도면 예술이네ㅋㅋㅋㅋ”
문데는 젬스톤을 가볍게 던졌다 받았다.
“이거 뭔지 다 알잖아. 현질템.”
“말 안 해도 다 알지.”
“나 이거 쓰면 탱크 45, 비행기 35 세대 만들거거든?
근데 그걸 쓰면 잠들게 해놨어.
누가? 내가.”
“야 이건 니가 니 자신을 후려치는 구조주의야.
그것도 자기 얼굴에 설정 던지는 메타버스급ㅋㅋㅋㅋ”
문데는 젬스톤을 바라보다가, 낮게 중얼거렸다.
“…시벌.
가오가 없지 돈이 없냐.
그 새끼랑은 같은 하늘 아래서 못 살아.”
문데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연맹장이 애들은 지켜야지.”
잠시 정적이 흘렀다.
콘트는 조용히 술을 마셨다.
문데는 젬스톤을 두 손에 들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조용히 외쳤다.
“주님.
오늘도 정의로운 소비를 허락해 주세요.”
“미친놈아ㅋㅋㅋ 분위기 존나 잡더니ㅋㅋㅋㅋ
술은 내가 마시는 중인데 왜 네가 만취모드냐.ㅋㅋㅋㅋㅋㅋ”
“새끼야, 와서 너도 기도해라. 그래야 그림이 살지.”
문데는 마지막 선언을 던졌다.
“정의로운 소비, 개시.”
“그래.
지갑을… 아니, 정의를 믿어라.”
문데는 눈을 감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잠든다…
이 개같은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