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보스
"통가, 집결 출발. 월보 뜸."
전형님이 입을 열었다.
잠시 기다렸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월드보스까지 4분.
통가가 걸어놓은 특수기갑부대 집결은 출발까지 7분 남아 있었다.
"형님... 통가 잠시 나간 것 같은데요?"
전형님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
나는 피식 웃었다.
"형님, 끌려가셨군요."
전형님이 머리를 긁적였다.
"바로 출발할 줄 알았어. 😅😅😅"
안타까움에 한마디 했다.
"집결 들어간 부대를 회군시킬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라테는 곧 나타난다.
아무래도 늦은 것 같다.
"통가한테 빨리 오라고 연락은 했는데요... 형님, 월보 참석 어쩌냐."
전형님이 허탈하게 웃었다.
"어쩔 수 없지. 😂 오늘은 한 대 치기만."
한 대만 때려도 이동권은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월드보스는 이동권 한 장 받는 콘텐츠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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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테가 뜨는 시간이면 연맹에는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다.
앞자리 한 칸 차이로 순위가 바뀌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별짓을 다 했다.
악질들은 월드보스 앞에 연맹요새를 박았다.
방어벽을 세우고.
대공포를 깔고.
다른 연맹이 접근하지 못하게 길을 막았다.
소문형님이 말했다.
"아까 1번 자리에 UFS 요새 있었는데 부숴버렸어요."
그리고 짧게 덧붙였다.
"씨발놈들."
"수고하셨습니다."
하지만 월드보스 자리를 보는 순간 나도 욕이 절로 나왔다.
"아... 저 새끼들."
"또 농장 알박네."
앞자리는 보호막을 두른 농장들로 빼곡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UFS의 블라스터가 서 있었다.
나란히 보호막을 쓰고 서 있는 것을 보니,
그 농장들이 누구 것인지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낄낄.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실제로 웃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예전에 이미 차단했거든.
하지만 그 기지를 보고 있으면,
언제나 그렇게 비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열받지?'
'앞자리 못 잡았지?'
나도 모르게 이가 갈렸다.
"...저 새끼."
남은 자리는 2열뿐이었다.
오공이 내 옆으로 기지를 옮기며 말했다.
"문데."
"오늘은 자리 안 좋네."
나는 라테가 나타날 위치를 바라봤다.
"2열에서도 1등 가능해."
곧 월드보스가 나타났다.
다행히 내가 기다리던 자리였다.
부대가 출발했다.
공격.
회군.
다시 공격.
월드보스 외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누가 말을 거는지도 몰랐다.
부대 이동.
타격 데미지.
그것만 보였다.
잠시 후,
> [SSV] 뭔데Munde 사령관님의 회심의 일격으로 월드보스 라테를 처치하였습니다.
메세지와 함께
그제서야 연맹원들의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한참 전부터 떠들고 있었던 것 같다.
"문데님. 막타ㅅㅅ 축하합니다."
"ㅊㅋㅋㅋㅋㅋㅋ"
"수고하셨습니다."
"와, 문데 또 1등함."
나는 웃으며 순위표 맨 꼭대기를 바라봤다.
...오늘도 지켜냈다.
리마가 말했다.
"대장은 월보만 뜨면 눈빛이 달라짐."
"ㅇㅈ."
"집착 광기 장난아냐."
"문데형. 살살 좀 해요."
"애가 갈수록 더 빨리 죽네."
소문형님이 웃으며 말했다.
"월보코인 엄청 많다면서요."
"이제 좀 내려놔요. 나도 좀 먹게."
나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이 자리는 절대 뺏기고 싶지 않네요."
"언제나 도전은 환영입니다. 형님."
연맹원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했다.
"월보가 형 질렸대. 좀 놔줘."
"집착남!!"
"장기독점 반대한다!"
"소문형님, 본때를 보여주세요!"
"응원합니다!"
여기저기 농담과 웃음이 터졌다.
삑.
알림음과 함께 통가가 들어왔다.
전형님이 통가의 뒷덜미를 낚아챘다.
"...통가 너 이 녀석 이제 왔냐.😡"
"월보 끝나니까 오네."
"ㅋㅋㅋㅋㅋㅋ 전형님이 너 제일 기다림."
"쏘리..."
통가가 싹싹 빌자,
연맹은 다시 웃음으로 가득 찼다.
"통가 함정카드."
"밟으면 끝장이지. ㅋㅋㅋ"
"ㅋㅋㅋㅋㅋㅋ"
모두가 평소처럼 떠들썩해졌고,
나도 웃고 떠들었다.
나는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7시간 50분 뒤 울릴 알람을 맞췄다.
다음에도 1등 해야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