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게시판

135서버 SSV 이야기 네번째〈천사의 확률〉

[5555] ╬══MUNDE✧
2026-07-1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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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확률





생각해 보면 우리 연맹에는 개성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은 하비님이었다.



광기의 농사꾼.



농장 기지가 몇 개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서른 개인지.


마흔 개인지.


일단 연맹 하나는 꽉 채웠던 걸로 기억한다.


언젠가는 농장 연맹을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고 고민하는 것도 본 적이 있다.


덕분에 연맹에 자원은 늘 넘쳐났다.


누군가 자원이 부족하다고 하면 우편함이 깜빡였다.


보낸 사람.


하비.


"꽉꽉 채워 넣었어요."


엄지 척.



하비천사님.



그를 그렇게 부르는 사람들이 생긴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건 따로 있었다.


운이었다.




---


그 당시에는 탱크나 비행기를 획득하면 전체창과 연맹창에 알림이 올라갔다.



탱크 열쇠는 비쌌고 모으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오늘을 위해 하나씩 아껴 왔다.


열쇠는 970개.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보급 버튼을 눌렀다.


처음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5성은 무리라도, 4성은 되겠지.'



500키를 돌렸을 때는.


'하나도 안나온다고...?'



800키를 돌렸을 때는...


욕은 생략하겠다.



> [문데님이 A15 크루세이더를 획득했습니다.]


마지막에 결국 한 대가 나왔다.



"축하드립니다. 문데님."


하비님이 말했다.



"... 감사합니다."



970개의 키를 전부 썼다.



결과는 A15 크루세이더 한 대.



아무리 내가 악운이라도 그렇지,


정말 거짓말같은.


말도 안되는.


믿을수 없는 결과였다.



결국 참지 못하고 문의 메일을 보냈다.



---


2023.11.16 (목)


제목 : 970키에 레전더리 전차 1개가 웬말인지요


내용 : (블라인드)



---



메일을 보내고 한숨을 내쉬었다.


'상점에 있는 열쇠 다 사 와야겠다.'


발걸음을 돌리던 순간이었다.





> [하비님이 A15 크루세이더를 획득했습니다.]


하나.


> [하비님이 A15 크루세이더를 획득했습니다.]


또 하나.


> [하비님이 A15 크루세이더를 획득했습니다.]


또 하나.


...


연맹창은 어느새 하비님의 이름으로 가득찼다.


하나.


둘.


셋.


...


모두 일곱 대였다.




나는 연맹창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하비님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와! 많이 나왔다!"


연맹원들도 신이 났다.


"문데도 새 탱크 나왔고, 하비도 대박 났네!"


"하비님! 몇 키나 돌리셨어요?"


"엄청 돌리셨겠다."


"600키?"


"야야, 하비님 운 좋으셔. 400키 예상함."




"백 개요~"


...



"네?"


"백 개요~~"


"확률이 1%인데요?"


"와..."



모두가 놀라고 있을 때.


하비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오늘 운이 좋네요."


...


그 순간 깨달았다.




문의 메일을 잘못 보냈다.


보낼 곳은 거기가 아니었다.


하비님한테 문의했어야 했다.



---



그날 이후로.


나는 확신했다.


내 운은 하비님이 가지고 있었다.



탱크가 새로 나와도.


비행기가 새로 나와도.


훈장이 나와도.



나는 처참하게 망했다.


그리고 하비님이 다 가져갔다.



더러운 확률...



그 날도 눈물을 삼키고 있는데,


하비님이 말했다.



"문데님."


"네."


"제가 두 대 뽑을 때마다 한 대는 문데님 거라고 생각하세요."


"..."


"언젠가는 드릴게요."


...


문제는.


양도가 불가능하다.


놀리는 건가?



"하비님만 그럴 순 없죠."


"앞으로 맹원들은 두 대 뽑으면 한 대는 맹장에게 세금으로 바치는 걸로."


"네에에?"


"우우우~ 연맹장이 폭리를 취한다!"


"꼬우면 연맹장 하시던가. 당장 가서 인당 두 대씩 뽑아."


"한 대는 내 거."



하비님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연맹은 곧 빚쟁이로 가득해지겠네요."


"하비님은 왜 그런 말을 해 가지고..."


"문데님이 너무 안 나오시는 것 같아서요."


...


그걸 알고 있었던 거예요?



---


> [하비님이 셔먼IC를 획득했습니다.]



> [하비님이 셔먼IC를 획득했습니다.]



> [하비님이 셔먼IC를 획득했습니다.]




"하비님... 대장 주려고 뽑으시는 거예요?"


"저 주세요."


"일단 50키 썼어요. 이건 문데님 거."


"양도 기능 도입 시급."


"미친 금손이다."



연맹창에는 경탄과 웃음, 부러움이 넘쳤다.



"ㅋㅋㅋㅋㅋㅋ"


"문데님 외상 장부에 달아놓습니다."


"하비님 빚이 너무 많습니다."



---


> [하비님이 PE2 벅을 획득했습니다.]



> [하비님이 PE2 벅을 획득했습니다.]



> [하비님이 PE2 벅을 획득했습니다.]



> [하비님이 PE2 벅을 획득했습니다.]




"우와."


"또 문데님 거 나왔다."


"문데님 좋겠다."




나는 조용히 한 줄을 남겼다.




> 하비 척살령 내립니다.




곧바로 연맹원들이 떠들기 시작했다.



"찬성."


"만장일치."


"사유가 충분합니다."


"하비 사형."



그때 하비님이 갸우뚱하며 말했다.



"엥?"


"왜요?"


...


열받았다.


진심으로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




> [하비님이 PE2 벅을 획득했습니다.]


눈치없는 알림이 하나 더 올라왔다.




"얘들아."


"쳐라!"



---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이었다.


하비님에게서 메세지가 도착했다.




> 문대님.


> 사실은...


> 고백할 게 있어요.



...



> 문데님 다음에 뽑으면 항상 잘 뽑히더라고요.




나는 한동안 메세지를 바라봤다.


웃어야 하는 건지.


화를 내야 하는 건지.



> 그래서... 항상 죄송했습니다.




악의 없는 사과였다.


분명히 하비 탓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래서 화를 낼 수도 없었다.


...


열받다가도 피식 웃음이 났다.


역시 끝까지 순수했다.


...



그래도 척살령 철회는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