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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서버 SSV 이야기 아홉번째〈독재자의 변명〉

[5555] ╬══MUNDE✧
2026-07-1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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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변명




연맹장을 하면서 적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있었다.



"독재자."



적들에게 욕을 먹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그 말은 적들만 하는 말이 아니게 됐다.


독식한다.


강압적이다.


혼자 다 결정한다.


회의는 왜 하냐.


이미 다 정해 놓고 의견만 듣는 거 아니냐.



맞다.


나는 독재자였다.



나는 93차원에서 1위였고, 135차원에서도 그랬다.


중요한 일은 대부분 내가 결정했다.


문제가 생기면 방향부터 정했고, 결론을 내린 뒤에 사람들의 의견을 들었다.


많은 이들이 내게 너무 성급하다고, 천천히 결정하자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연맹을 맡으면서 내가 조급하고 강압적으로 변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것은 처음부터 내가 정한 방식이었다.




이곳에서 가장 비싼 것은 탱크도, 비행기도, 자원도 아니었다.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자원을 투자하는 순간부터 비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결정을 미루는 순간부터 이미 비용은 쌓이기 시작한다고 믿었다.


도시를 하루 늦게 확보하면 버프를 하루 늦게 받는다.


정예 전투단을 한 번 놓치면 연구일지를 한 번 덜 모은다.


연구가 늦어지면 성장도 늦어진다.


그리고 그렇게 벌어진 차이는 결국 더 많은 비용으로 메워야 했다.


그래서 나는 기다리지 않았다.


반발이 있어도 결정했고, 욕을 먹어도 밀어붙였다.


독재자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머뭇거리는 시간 자체가 가장 큰 비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많은 사람들은 뭐든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 맞다고 했다.


도시도 나누고.


정예 전투단도 나누고.


성장의 기회도 함께 나누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많은 차원들이 그렇게 운영했다.



시간을 나누고, 구역을 나누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분쟁을 줄였다.


모두가 얻을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었다.


하지만 쪼개고 남은 자원은 전력을 갖추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차원전의 승패는 결국 1위의 역량이 좌우했다.


그리고 차원 리더가 어떤 방침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1위가 감당해야 할 비용도 크게 달라졌다.



나는 135차원의 1위였다.


동시에 리더였다.



그래서 공평보다 효율을 선택했다.



나를 위해서.



---


그 논리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정예 전투단이었다.


두 시간마다 등장하는 정예 전투단은 연구일지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였다.


같은 연맹이라면 집결 참여만으로 모두가 같은 분량의 연구일지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연맹이 둘로 나뉘면 이야기는 달라졌다.


우리가 잡으면 GEp는 얻지 못했고.


GEp가 잡으면 우리는 얻지 못했다.


같은 차원에서, 같은 시간을 들이는데도.


얻을 수 있는 연구일지는 반으로 나뉘었다.



그래서 나는 모든 것을 1연맹인 SSV 몫으로 가져왔다.


언제나 우호적이었던 동맹들에게도 양보란 없었다.


힘으로 억압했다.



필요 이상으로 예민하게 군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목적은 처음부터 하나였다.


누군가는 더 강하게 공격해야 했다.


누군가는 도시를 지켜야 했고.


누군가는 전장에 남아 끝까지 버텨야 했다.



나는 차원의 강자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연맹은 그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렇게 강자들은 하나둘 SSV에 모였다.



---



"SSV로 와."



GEp를 지키던 베어와 브라티스타도 내 초대를 받았다.



둘 다 강했다. 차원전에서도 성실하게 참석했고, 집결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내가 필요로 하는 강자의 조건을 모두 갖춘 사람들이었다.


함께라면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고개를 저었다.


GEp의 사람들은 하나둘 SSV로 옮기거나 차원을 떠났다.


그래도 두 사람은 고집스럽게 거기 남아 있었다.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처음 GEp에 있던 이들이 모두 떠나고 나서야


베어가 SSV로 왔다.


브라티스타도 왔다.



"내가 빨리 오랬잖아."



둘은 웃었지만 나는 아쉬웠다.


그들이 허비한 시간이 아까웠다.



---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연맹원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다가


문득 그때의 일이 생각났다.


만약 내가 베어나 브라티스타였다면.


나는 내 사람들을 남기고 떠날 수 있었을까.


연맹이란 내게 어떤 의미일까.



그동안의 나는 늘 효율을 먼저 계산했다.


모두가 같은 기준으로 움직일 거라고 생각했다.


내게 연맹은 그저 수단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함께 등을 맞대고 싸웠던 동료들이 있었고.


같이 웃었던 시간이 있었고.


쉽게 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선뜻 SSV로 오지 못한 것이 아니었을까.



내 사람들이 나를 보며 웃었다.


그 가치를 예전의 나는 계산하지 못했다.


그동안은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그때의 나는 답은 하나라고 믿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답은 하나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